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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과학이야기] COVID-19 바이러스 조작설 -코로나 바이러스는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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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옌리멍 박사의 논문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논문으로 부르기는 좀 민망한 부분이 있다. 논문을 게재하기 위해서는 동료 과학자들의 review가 반드시 필요하다.

일반적인 학술지에 투고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거치게 된다.

  1. Editor가 먼저 투고된 논문의 내용을 확인하고 확인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연구와 관련된 동료 연구자들에게 검토를 요청한다. 저널마다 다르나 보통 3명 정도이며 검토하는 연구자들을 우리는 reviewer라고 부른다.
  2. Reviewer 들은 받은 논문의 대해서 실험적 과학적 오류는 없는지, 이 주장을 위해서 추가적으로 더 연구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editor에게 회신한다.
  3. Editor는 회신 받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결정하여 논문 투고자에게 답변을 한다.

논문 투고 까지는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치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필자의 논문도 실제로 통과되기 까지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옌리멍 박사는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정보 공유 플랫폼 Zenodo에 업로드 한 것이고 이것은 ‘아직은’ 그냥 일방적인 주장인 것이다.

하지만 이 논문이 동료 과학자들에게 검증을 받고 실제 논문으로 게재되면 다시 생각해 볼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자연적으로 발생되었다고 게재된 논문이 존재한다.

[재미있는 과학이야기] COVID-19 바이러스 조작설 -코로나 바이러스는 만들어졌다?!

이 논문은 Nature Medicine에 3월에 게재된 논문으로 Nature Medicine은 굉장히 유명한 저널이다. 노란색 밑줄친 부분을 보자.

“우리의 분석 결과는 SARS-CoV-2가 실험적으로 구성되었거나 의도적으로 조작 된 바이러스가 아님을 분명히 보여준다.”

SARS-CoV-2는 우리가 COVID-19이라고 부르고 있는 virus의 한 strain이다.

동료 과학자들의 검증을 마친 유명한 저널에 실린 논문과 아직은 검증 받지 못한 한 과학자의 주장. 어느 것을 믿어야 할 지는 본인의 판단에 맡기겠다.

자 그럼 이 사람의 근거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그녀의 논문을 읽어보면 아주 허무맹랑하지는 않다. 그 논리가 과학적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여러 자료를 참고하다 보니 좀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였다.

1. 첫 번째 주장 : ZC45, ZXC21 과 89%의 염기서열이 일치한다.

[재미있는 과학이야기] COVID-19 바이러스 조작설 -코로나 바이러스는 만들어졌다?!

옌리멍 박사의 주장은 89%의 염기서열 일치를 보이고 있는 ZC45, ZXC21 바이러스를 토대로 현재의 COVID-19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비 전공자가 봤을 때 89%라고 생각하면 좀 솔깃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단은 높은 수치라고 생각되니까 하지만 필자는 좀 미묘하다고 생각되었다.

89% 라면 돌연변이가 많은 바이러스에서는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또한 필자의 생각일 뿐 과학적 증거가 없다.

하지만 재밌는 부분을 발견했다. 위 그림 아래쪽에 언급되는 RaTG13이라는 바이러스에 관한 내용 때문이다. 옌리멍 박사는 RaTG13 바이러스는 염기서열을 비교하는 데서 제외했다고 서술했다.

왜냐하면 이 바이러스 역시 인위적으로 제작된 바이러스로 자연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주장은 추후에 공개하겠다고 서술했다.

왜 갑자기 RaTG13 바이러스에 대한 언급을 했을까?

재밌게도 RaTG13 바이러스와 SARS-CoV-2 와의 염기서열 일치율은 약 96% 이기 때문이다. 사실 인위적으로 조작되었다면 RaTG13 바이러스를 기본으로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96%의 일치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옌리멍 박사는 RaTG13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생성된 바이러스가 아니기 때문에 이 논문에서는 비교를 제외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생성된 바이러스가 아니라는 증거는 나중에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 중요한 증거를 왜 나중에 보여주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바이러스가 자연계에서 발생된 바이러스라면? 옌리멍 박사의 주장은 처음부터 성립이 되지 않는다. 자연계에서 발생된 바이러스와 96%일치하는 바이러스라면 역시 자연에서 발생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2. 두번째 주장 : 수용체 결합 도메인 (Receptor Binding Domain, RBD)가 인위적으로 조작되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RBD(Receptor Binding Domain·수용체결합도메인)가 인체에 감염을 일으키기 쉽도록 사스의 RBD와 비슷하게 인위적으로 변화 시켰다는 것이다.

옌리멍 박사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ZC45, ZXC21을 기반으로 바이러스를 만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인체의 감염에 큰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사스의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즉, 감염을 높이기 위해서 조작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그 증거로 그 주변에 제한 효소 절단 부위 (restriction enzyme site)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인위적으로 조작되어 있는 흔적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니까 정리를 해보면 ZC45, ZXC21을 기반으로 만들었는데 스파이크 단백질은 사스의 것과 유사하다. 감염이 용이하게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위적으로 가져다 붙인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제한 효소 절단 부위라는 것은 6 bp 정도로 이루어진 특이적인 염기서열을 뜻한다. 이 제한 효소 절단 부위를 인지하여 매우 특이적으로 염기서열을 절단하는 효소를 제한 효소 (restriction enzyme) 이라고 한다. 실제로 실험실에서 유전자를 조작하는데 많이 이용되는 효소이다.

이 부분은 필자도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restriction enzyme site가 들어가 있는 부분이 의심을 해볼 수 있는 위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RBD 부위는 워낙 변이가 많이 일어나는 부분으로 우연의 일치로 그렇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옌리멍 박사가 주장하는 것 만으로는 100% 사실을 입증하기는 힘들다고 생각된다.

즉, 2번 주장은 아예 허황된 주장은 아니지만 입증하기에 사실이 부족한 부분이 분명히 존재했다.

세번째 주장: 퓨린 절단 부위 (Furin-cleavage site) 의 존재

이 퓨린 절단 부위는 COVID-19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 쉽게 침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부위로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는 없는데 COVID-19 에는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부분은 인체 내 감염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조작되었다는 주장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충분히 의심해 볼만한 주장이었다. 하지만 박쥐에서 유래한 RmYN02라는 바이러스에서도 유사한 염기서열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즉, 이 세번째 주장도 역시 이것 만으로 인위적으로 합성되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WHO에서는 자연에서 발생된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여러 과학자들도 자연에서 발생된 것이 맞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학이라는 것은 정답이 없는 것이다. 기존에 알려져 있던 사실이 새롭게 발견되는 사실에 의해서 뒤집히기도 하는 것이 과학이기 때문이다.

옌리멍 박사의 주장이 사실을 입증하기에 부족하고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의 주장에 거짓이 있지는 않다고 생각 된다. 허무맹랑한 데이터를 들이밀며 ‘조작된 것이다’ 라고 억지를 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필자가 보는 팩트는 옌리멍 박사의 주장을 입증하기에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해 보이고 아직까지는 자연발생설이 옳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 역시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한때 리마르크의 용불용설이 진실이라고 받아 들여졌던 때가 있다. 하지만 나중에 다윈의 자연선택설이 더 맞다고 받아 들여진다. (물론 이 두 가지 모두 학설이다.) 이렇듯 과학적인 주장은 새로운 발견에 의해서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앞으로 더 내놓을 그녀의 데이터와 과학적 증거들을 바탕으로 어떤 것이 사실인지는 주도 면밀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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